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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단기 투자하지 말고 장기 투자하라는 얘기를 많이들 합니다. ‘국제적 우량주를 산 뒤 수면제를 마시고 몇 년 간 자라’, ‘10년 이상을 볼 것이 아니면 10분도 그 주식을 갖고 있지 마라’ 등 장기 투자를 강조하는 주식 격언들은 유명합니다.
꾸준히 상승하는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서 오래 전부터 조금씩 사둘걸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되죠. 그렇다면 장기 투자를 한 모두가 성공했을까요? 미국 주식이라면 쉬운 일일 수 있지만 한국이었다면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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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가총액 10위 종목 중에서 주가가 상승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주식을 사두고 까먹고 있었다면 낭패를 봤을 수도 있겠죠.
2010년 코스피 10위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한국전력, 신한지주, KB금융, 현대중공업, LG전자, SK텔레콤, 현대모비스 등입니다. 이 가운데 10위 안에 남아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뿐입니다. 현대차는 그마저도 순위가 3위에서 7위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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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 분할 등을 거치면서 이름이 바뀐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은 2011년 초 50만3261원이던 초우량주였습니다. 지금은 10만9000원으로 5분의 1토막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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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 조선소였던 대우조선해양도 10년 전엔 우량주였습니다. 그러다가 조선업 불황과 함께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회사가 무너지기 전까지 내몰리기도 했습니다. 정부 지원 덕에 기사회생했지만 지금은 주가가 2만5650원으로 10분의 1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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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보다 더 크게 떨어진 주식이 있습니다. 최근 10년 만에 흑자 전환한 HMM(현대상선)이 그 주인공입니다. HMM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던 회사였습니다. 2011년 3월 21만5669원이었던 HMM 주가는 최근 1만7000원 수준입니다. 지난해에는 2120원까지 떨어졌는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100배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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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동안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한 네티즌이 아버지가 옛날 주식이라면서 1989년에 발행된 종이 주식 2장을 주셨다는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는데요. ‘한국전력공사주권’이라는 글과 함께 ‘금 5000원정’과 ‘금 2만5000원정’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한전은 포스코와 함께 대표적인 우량주로 꼽혔는데요. 당시 거래 가능한 한전 주식 1주 가격은 1만3000원이었습니다. 32년이 지난 올해 2월 24일 한전 주식은 1주당 2만3150원으로 수익률이 78% 정도 됩니다. 문제는 1989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1.2%라는 것입니다.
업종이나 산업에 대한 고민 없이 덮어놓고 우량주를 사다보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요즘이야말로 오랫동안 두고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을 찾거나 미래 산업에 대해 고민할 타이밍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