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망할 뻔한 회사가 있습니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1년, 2년도 아니고 10년 가까이 낸 회사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기업회생절차 직전까지 내몰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던 회사가 한 순간에 모습을 바꿨습니다. 지난해 무려 영업이익을 1조원이나 내면서 화려하게 부활한 것입니다. 이제는 작년 한 해 동안 벌었던 돈을 3개월 만에 벌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바로 옛 현대상선, 현 HMM 이야기입니다.
사진=HMM |
요즘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종목은 누가 뭐라 해도 해운주, 그 중에서도 HMM이 아닐까 싶습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HMM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934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9808억원) 수준입니다.
HMM 이익이 급증한 것은 해상운임 지수가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컨테이너 운임 지수를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2979.76으로 역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2009년 10월 16일 운임을 1000포인트로 놓고 변동치를 매주 발표하는데 운임의 3배나 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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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것은 지난해 3월엔 SCFI가 818.16포인트였다는 것입니다. 유럽 노선 운임이 작년 최저 725달러에서 4월 현재 4325달러, 미국 서해안 노선이 1361달러에서 4967달러로 거의 4배 육박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운임이 이렇게 급격히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럽에서는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 사태 여파가 아직까지도 이어지면서 선박 적체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도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항만마다 물류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운임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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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상승에 HMM 주가는 작년 최저수준인 2120원에서 26일 기준 3만6150원으로 1605%나 올랐습니다. KTB투자증권은 HMM 목표 주가를 2만4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리고 삼성증권도 2만2000원에서 2만5800원으로 올렸지만 모두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HMM에 대한 관심을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