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름은 내꺼야!” 사명 가지고 싸우는 두 회사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국내 대표 대기업인 LG그룹이 이름을 가지고 다투고 있다고 합니다. 갑자기 무슨 일일까요?

사건은 고() 구본무 회장이 세상을 떠난 2018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아들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구광모 회장의 삼촌이자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고문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사진=위키피디아

LG그룹은 형제 간 다툼이 없기로 유명한데 그룹 경영권이 승계될 때마다 다른 형제들이 일부 회사를 가지고 분리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곳이 GS, LS, LIG, LF, 희성, 아워홈 등입니다.

따라서 구본준 회장도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4개 자회사를 떼어서 가지고 나오게 됐는데 이 회사들을 관리하는 모회사로 LX홀딩스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그룹명을 LX그룹으로 결정한 것이죠.

사진=한국국토정보공사(LX) 홈페이지

그러자 이전부터 LX라는 사명을 쓰고 있던 한국국토정보공사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적사업과 공간정보사업을 수행하는 국토정보 전문기관으로 구본준 고문이 LX라는 사명을 쓰면 국민들이 혼동할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10년 동안 332억원을 투입해 LX(Land eXpert, 국토를 잘 아는 사람들)라는 브랜딩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라며 신고까지 마쳤습니다.

사진=한국앤컴퍼니

이름을 두고 기업끼리 싸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국내 타이어 1위 회사인 한국타이어그룹은 2019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바꾼 지 2년도 되기 전에 이름을 다시 바꿔야 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 이미 한국테크놀로지라는 곳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송 끝에 한국타이어 측이 졌고 한국앤컴퍼니로 이름을 다시 정해야만 했습니다. 이름을 바꾸지 않을 경우 배상금만 연간 수십억원을 내야 했다고 하네요.

한국국토정보공사의 반발에 LG 측은 서로 겹치는 사업이 없어서 방해할 소지가 없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하네요. 다음 달 1일 공식 출범하는 구본준 고문의 LX홀딩스가 앞으로도 무사히 이름을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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