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보다 먼저 ‘오너 리스크’ 를 격은 식품기업들

요즘 유통업계에서 남양유업 이전에 ‘오너 리스크’가 터진 유통기업들의 선례가 재조명받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사건을 따저보면 남양유업처럼 오너 리스크로 홍역을 앓은 기업들은 대부분 식품·외식업종에 몰려 있습니다. 작은 식당이나 소규모 식품제조업체로 시작해 프랜차이즈 등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쉽고, 창업주가 절대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과거에 어떤 식품기업이 오너 리스크를 겪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남양유업과 유사한 사례로는 건강식품 제조사인 천호식품이 꼽힙니다. 창업주 일가의 언행에 이어 제품의 과장광고가 문제가 돼 불매 운동이 일고, 이후 회사가 사모펀드에 넘어간 점까지 닮아있습니다. 

1984년 천호식품을 설립한 김영식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한때 CF에 등장해 선풍적인기를 끌었고 직원이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까지 주는 회사 이미지를 심었던 창업주였습니다.

하지만 2016년 김 전 회장이 정치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데 이어 주력 제품인 홍삼 액기스의 가짜 원료 문제가 터졌고 당시 천호식품도 경영권 승계 과정을 밟고 있었던 상황 장남인 김지안 당시 천호식품 대표의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2015년 사모펀드인 카무르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천호식품은 악화된 소비자 여론에 김 회장을 포함한 온 가족이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이후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1위였던 교촌치킨도 오너 리스크를 겪은 대표적인 기업중 한곳입니다. 교촌치킨은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지난 1991년 창업한 치킨 가게가 모태인 회사입니다. 2018년 권 전 회장의 6촌인 권순철 상무의 사내 폭행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오너 리스크가 불거졌고 폭행 문제로 퇴사했던 권 전 상무를 불과 이듬해 회사로 복직시킨 사실이 화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전 교촌에프엔비 권원강 회장

결국 창업주인 권 전 회장이 2019년 퇴임한 이후에야 그의 숙원 사업이던 증권시장 상장을 이룰 수 있었고, 교촌치킨의 실적도 다시 상승세를 타게되었습니다. 또한 주춤하던 가맹점 수도 다시 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교촌에프앤비는 롯데그룹 출신인 소진세 회장과 SK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조은기 총괄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권 전 회장의 지분율이 73.1%로, 여전히 주주총회에서 절대적인 입김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너 리스크로 위기를 맞은 이후 쇄신에 실패해 내리 하향세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바로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보유한 MP그룹입니다. 1990년 설립된 미스터피자는 피자업계 ‘빅3’에서 밀려난 것은 물론,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린 끝에 매각됐는데요 

창업주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2016년 경비원 폭행 사건과 2017년 가맹점 대상 갑질이 논란이 되면서 불매 운동을 맞게되었죠 정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2017년부터 MP그룹은 영업손실과 순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한국거래소가 2018년 MP그룹의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정 전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뒤늦게 경영권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전국 311곳이던 미스터피자 매장 수는 가장 최근 집계인 2019년 말 기준 260곳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결국 미스터피자는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등장했고,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인 페리카나 컨소시엄에 인수됩니다.


창업주의 범법 행위로 불매 운동을 맞은 호식이두마리치킨도 대표적인 오너 리스크 기업에 해당합니다. 지난 2017년 최호식 전 회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드러나면서 소비자가 등을 돌리는 게기를 주게되었죠. 최 전 회장은 항소와 상고를 불사했지만, 지난해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해 종지부를 찍게 되었습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역시 가맹점이 줄고 있으며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전국 884곳이던 가맹점 수는 2019년 말 기준 797곳으로, 10% 가까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많이 안보인다 했죠

이상으로 한때 많이 보이다가 오너리스크때문에 점점 추억속으로 사라지는 기업들을 알아보았습니다.


yang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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